MY MENU

자료공유

제목

두사부일체, 나쁜남자

작성자
유지현
작성일
2002.03.31
첨부파일0
조회수
768
내용






이렇게 맘대로 글 올려도 되는건지...

  두사부일체, 나쁜 남자  


내가 갖고 있는 컴플렉스나 단점을 누군가가 신랄하게 꼬집는다면, 나는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날 것이다.

만약 내가 실제 그렇지 않다면, 그 말들을 흘려들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만약 현실이라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화가 날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내 스스로에 대한 화인지도 모른다..

두사부 일체, 나쁜 남자를 보면서 나는 토할 것 처럼 터져나오는 짜증에 자리에서 당장 일어나 극장을 나와 버리고 싶었다. 만약 내가 혼자 극장에 갔었더라면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느낀 짜증과 토할 것 같은 분노가,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딘가에서는 분명히 일어날 법한 일이기 때문에 느끼는 '도둑이 제발 저리는'식의 분노였는지, 아니면 정말 더럽고 비겁한 일들에 대한 단순한 분노인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다. 단지 분명한건 내가 지금 너무나 기분이 '더럽다'는 것이다. (지금 내 감정은 전혀 가라앉지 않은 상태이므로 말이 좀 막 나온다..)

 

두사부 일체는 그냥... 몇 시간 후엔 잊어버리고 말았다.

단지 내 기억엔 '짜증나는 영화'로 남아 있을 뿐이다. 너무나 억지스러운 일들을 지나치게 일반화 시키고도 사람들에게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다'라는 평을 듣는 것을 보고 화도 나고 비웃음도 나왔었다.

작년인가.. 한참 신문에서 해외 유학에 대해 화제를 삼던 때가 있었다. 그때 신문들은 '한국의 교육에 미래는 없다'라던지, '한국의 교육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이라던지 하는 따위의 말을 서슴없이 사용하곤 했었고, 그런 현실에 좌절한 한국인들이 죄다 해외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 처럼 얘기하곤 했었다. 그때도 나는 비슷한 분노를 느꼈던 적이 있다.

많은 경우에 매스컴들은 자신들이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을 일부러 미화할 필요는 없지만, 어두운 면을 더욱 더 자극적이고 극화된 언어로 포장하여, 마치 우리가 더이상 어찌할 수 없는 구제불능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듯 떠들어대면, 그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우리 스스로를 쓰레기통으로 몰아넣어 버리게 될 뿐이라는 것을 내다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두사부 일체는 그렇게 현실을 우스꽝스러울 만큼 과장해서 그려냈고, 그 해결은 깡패들이 했다.

 

하지만... 나쁜남자는 조금 달랐다.

극화되었다는 것이야 마찬가지였지만, "자.. 이런 현실이 있다.. 어쩌면 좋겠니?"하고 마지막 물음을 으리에게 던져준 것이 다르다. 그 해답은 아무도 찾을 수가 없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런 일들이 세상 어딘가에 있던 없던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을 나에게 알려준 영화에게 내가 화를 내는 것은 아마도, "어쩌라구!!" 하며 답답함에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에서 나오는 분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다시 생각 해 보면 지금 이렇게 화를 내며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도 결국 단순한 두사부 일체보다는 약간 더 교묘하게 속이고 있는 이데올로기 속에 갖혀 있는 것일 뿐인 것 같다. 이 영화도 결국 남성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되는 것이다.

 

왜 우리는 영화를 보며 답답함에 화를 내는가.. 그것은 그 스토리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그것봐.. 우린 이런곳에 있어..'라고 이야기 하는 이데올로기에 반항하면서도 동시에 끌려들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속의 여자는 어쩔 수 없이 나약한 존재다. 그리고 자신을 파멸시킨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주인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도 꼬리를 흔드는 개에 비유한다면 지나칠까...

그리고 그 남자는 여자들을 파멸시키지만, 같은 남자들이 보기엔 '멋진'사람이다. 의리를 지키고 자신의 사랑'쯤이야' 멋지게 버려낼 줄 아는 사람이고자 한다.

사실 직접적으로 남자를 옹호하고 있지는 않지만, 결국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남자를 미워하기보다는 연민을 가지거나, 멋지다.. 하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 이데올로기는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작품성 있는 요소들은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이 영화는 두사부 일체와 마찬가지로 '잊어버리고 싶은 영화'일 뿐이다.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